(설악신문)속초, 문화로 거닐다<82> 실향민문화 알리미 ‘돈돌라리야’

관리자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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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벗고 문화를 입는 어르신들 


지난 9월 24일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龍(용)’에서는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한 ‘어르신문화대축제-나이없는 날’행사가 개최되었다. 이 축제는 9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문화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전국의 어르신 1,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장을 조성하는 자리였다. 그런 만큼 60세 이상 아마추어 어르신 예술가들이 전통, 퓨전, 현대의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진행하였다.
어르신의 문화잔치라고 해서 어르신들만 무대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어린이 합창단, 뮤지컬 배우, 젊은 무용단, 젊은 공연제작팀의 참여를 통해 문화로 하나된 세대의 통합도 선보였다. 또한, 극장 龍(용) 로비에서는 전시회가 진행되며 사진, 매듭, 가죽, 한지작품 등 어르신들의 다양한 전시작품들이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속초의 문화상징 드러낸 콘텐츠
뜻 깊은 이날 행사에 참가한 전국 16개 대표공연 중 유일하게 두 번 공연한 팀이 있다. 속초문화원의 어르신문화학교 수강생으로 구성된 ‘실향민문화 알리미 돈돌라리야’가 그 주인공이다. 돈돌라리야는 주최측이 행사의 의미와 대표공연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의 시연공연과 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 특별공연 등 2차례에 걸쳐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이는 속초문화원의 어르신문화학교가 지역성을 반영한 새로운 콘텐츠를 지역의 어르신들이 만들었다는 상징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돈돌라리’(돈돌날이)는 함경남도의 대표 민요로 실향민 도시 속초의 문화상징을 드러내는 콘텐츠이다. 그동안 북청사자놀음과 함께 마을 단위 민속놀이로 전해져 내려오던 전통문화를 신천무용단의 김민희 단장이 어르신들과 함께 공연으로 만들었다. ‘돈돌라리’ 고유의 가사와 춤을 최대한 살리면서 실향의 고장에 맞는 현대식 공연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올해 처음 만들어서 속초시립박물관의 여름 야간공연으로 처음 선보인 후 꾸준히 새롭게 작품을 다듬어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조선시대에는 가장 대중적인 악기였으나 지금은 북청사자놀음에만 쓰이는 퉁소가락에 흥겨운 돈돌라리 민요와 안무가 어우러져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돈돌라리가 실향민의 민요라는 점에서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담은 노래도 새로 첨가하여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돋보였다. 사회를 맡은 아나운서 김현욱은 돈돌라리가 일제시대에 나라 뺏긴 설움과 광복의 희망을 노래하였고, 한국전쟁 후에는 고향을 잃은 실향민의 애절함이 담긴 노래라고 하여 슬픈 가락이라고 생각했으나 의외로 빠른 장단에 중독성 있는 가사로 이뤄진 매력만점의 공연이라며 극찬을 했을 정도였다.
지역문화의 튼튼한 자양분 될 것 

공연이 끝난 후 국회티브이에서 어르신들을 인터뷰하였다. 공연 소감과 교육 과정의 느낌을 질문하자 한결같은 반응은 재미있다는 대답이었다. 나이를 벗으니 자신도 알 수 없었던 새로운 끼와 만나게 되고, 직접 참여를 하며 문화를 만들어 나가게 되니 인생 이모작의 즐거움을 맛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도성장 시대에 문화적 삶을 미루고 경제활동과 가사노동에 전력했던 어르신들이 문화를 통해 삶의 새로운 기쁨을 얻는 교육의 기쁨이 어르신문화학교의 미덕이다. 여기에 ‘돈돌라리’같은 과거의 콘텐츠가 새로운 공연문화로 태어난다면 어르신문화는 지역문화의 튼튼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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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문화원의 어르신문화학교 수강생으로 구성된 ‘실향민문화 알리미 돈돌라리야’가 공연을 마친 후 국회티브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인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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